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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식개선 공모전 "다시,봄" 우수상 수상 소식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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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411  







장애인식개선 공모전 "다시, 봄" 에세이 부분에서 저희 요양원 고*라 님이 우수상을 수상하셨습니다 ^^ 글 원문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싶습니다. 앞으로도 고*라님의 작품활동을 응원해주시고 기대해주세요~




장애인 합창단

고신라

반쯤 열린 창문 위로 싱그러운 나무와 파아란 하늘이 보인다. 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나의 인생에도 따뜻한 봄이 왔다. 나의 지난 과거는 모두 추운 겨울이었다.

이혼 가정에서 자라나 친척집에 얹혀살다 성인이 되어서는 혼자 자취생활을 했다. 외로움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어느 날 부터인가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내 나이 서른일곱이었다. 새엄마가 나를 죽이려 한다는 소리가 들려 나는 무작정 도망을 쳤다. 택시를 타고 도망을 가다가 내려서는 자동차 밑으로 숨기도 했다. 나는 모두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 한 패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유일한 그리고 안전한 피난처는 정신병원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바로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정신병원 3곳을 전전하다가 나는 장애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다. 남자친구는 나에게 인간쓰레기라고 했고 엄마는 나를 창피하다고 했다. 나는 그런 소리를 들은 후에 그들과 멀어졌다. 나는 이모와 구청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자매요양원에 들어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상한 곳이 아닌가 걱정도 했지만 그건 괜한 걱정이었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장애인이다. 한 2년은 의욕 없이 그냥 희망 없이 살았다.

그런데 우리와 같은 장애인도 취업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먼저 취업한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의욕이 생기면서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요양원 선생님의 도움으로 취업을 할 수 있었다. 그곳은 인쇄소였는데 나 말고도 많은 장애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는데 20~30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곳이었다. 연령대도 천차만별이었고 개성도 가지각색이었다. 항상 조금씩 티격태격하였지만 일을 할 때는 모두 열심이었다. 나는 처음이라 눈치를 보면서 대화도 하고 일을 했다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이곳의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 못지않게 일을 잘 했다. 나도 기죽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을 했다.

일을 다니다 보니 우리 회사에는 ‘장애인 합창단’이 설립되어 장애인들이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었다. 나도 회사 직원의 권유로 얼떨결에 합창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귀찮고 피곤한 일로 여겨져 달갑지가 않았다. 합창단 연습을 하는 첫 날. 나는 무척 긴장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아 보였다. 나보다 20년 이상 젊은 사람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려니 많이 어색했다. 지휘자 선생님은 50대 후반의 머리가 희끗희끗한 신사분이셨다. 반주자 선생님은 피아노 학원의 원장님이신데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러 오신것이라고 했다. 동아대 학생들도 같이 참여해서 노래를 부르고 장애인 당사자 가족분들도 함께 참여했다.


합창단 연습이 시작되었다.  노래는 난이도가 높고 배우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다른 장애인들은 그런대로 열심히 연습하는 것 같았지만 불협화음이 많았다. 이래서 비장애인들 앞에서 공연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매주 한 번씩 합창단 연습을 하였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점차 실력이 나아져 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장애인들도 열심히 노력하니 하모니가 되는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연말이 되니 비장애인들과 가족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긴장이 되고 설레기도 하고 떨렸다. 실수는 안해야 할 텐데 걱정이 되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합창단을 했던 생각이 났다. 건강하고 밝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 때는 비장애인이었는데 지금은 장애인인 내 모습이 조금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공연하는 날이 오자 나는 흥분이 되었다. 무대 위에 오르기 전 나는 꿈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대에 서서 첫 곡이 시작되고 관중석은 관객들로 꽉 차있는 것이 보였다. 두곡을 부르고 나니 관객들이 우리들의 노래에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의 가슴이 뜨거워짐을 알 수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졌다. 노래로써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하나로 몰입이 되는 것을 보니 우리도 무언가 잘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가 끝나고 우리를 위해 크게 박수를 쳐주는 관객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고 보람이 느껴졌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회사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면서 존재감이 없는 장애인에서 자긍심 넘치는 한 사회인으로 우뚝 솟아올랐던 나를 느낄 수 있었고 합창단에서의 감동적인 공연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아 있을 을 것 같다. 그리고 머지않아 코로나19가 완화되어 다시 사회로 나아가 비장애인들과 하모니를 이루며 아름다운 봄날의 새순을 틔우듯 내 인생의 봄을 가꾸어 나갈 날 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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